한컴구름OS에서 '스팀' 게임 플랫폼을 이용해 '탱크 포스(Tank force)' 게임을 하는 모습.

한국은 첨단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 여러 IT(정보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SW), 특히 PC용 운영체제(OS) 분야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한글과컴퓨터(한컴)의 한컴구름(Gooroom) OS, 티맥스A&C의 티맥스(Tmax)OS, 하모니카(HarmoniKR) 등 국산 OS가 등장, 서로 경쟁하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일부 하드웨어 호환성 문제가 있지만, 무료인 데다 웹서핑과 오피스는 물론 게임도 가능해지면서 집에 묵혀둔 구형 PC에 시험적으로 국산 OS를 깔아 써보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팀’으로 게임하는 ‘한컴구름’

현재 가장 주목받는 국산 OS는 한컴구름이다. 공개 OS인 리눅스(Linux)를 이용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함께 개발했고, 보안성이 뛰어나다. 윈도와 비슷한 시작 버튼, 웹브라우저와 동영상 플레이어, 메모장, 계산기 등 기본 SW를 갖췄다. 시작 메뉴의 ‘소프트웨어 센터’를 통해 오피스 호환 SW와 사진 편집 SW 등 공개 프로그램 수백 종을 내려받아 쓸 수 있다.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설치해 스팀이 지원하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컴 제품이지만 한컴 오피스를 쓸 수 없는 것은 아쉽다. 한컴 측은 “연내에 리눅스용 한컴오피스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한컴오피스 한글 뷰어와 한컴의 무료 클라우드 오피스 ‘한컴스페이스’로 문서 읽기와 편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버에 저장된 SW를 이용하는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하게 개발되어 빠르고 가볍다. 구형 PC도 CPU(중앙처리장치)가 64비트를 지원하면 설치 가능하다. 한컴 홈페이지와 구름 플랫폼 포럼(gooroom.kr)에서 무료로 나눠준다. 국내 대학과 벤처 기업 일부가 쓰고 있고, 정부와 공공기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티맥스OS의 실행 장면.

◇MS윈도와 가장 가까운 티맥스OS

티맥스A&C의 ‘티맥스OS’는 국산 OS 중 윈도와 가장 가깝게 만들어졌다. 시작 버튼, 화면 아래의 작업 표시 줄, 제어판, 작업 관리자 등도 비슷하고, 파일 탐색기 모습과 사용 방법은 윈도와 거의 똑같다. 윈도10의 ‘코타나’ 같은 음성 인식 비서 ‘하이티(Hi-T)’도 있다.

윈도 SW 일부를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 카카오톡은 카카오 홈페이지에서 윈도 64비트용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그대로 작동한다. 한컴의 한글 워드프로세서도 실행된다. 티맥스의 오피스 SW인 ‘투오피스(ToOffice)’를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MS 오피스와 매우 유사해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우정사업본부 등에 보급되어 쓰이고 있다. 티맥스A&C는 “국내 대기업과 교육 기업에도 티맥스OS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티맥스A&C 홈페이지에서 역시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안정적이고 사용자 많은 하모니카

하모니카는 2014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개방형 OS프로젝트’로 개발해 현재는 인베슘이라는 기업이 보급을 주도하고 있다. 리눅스 민트(Mint) 기반으로 개발했고, 한글화 수준이 높다. 리눅스와 호환성이 높고, 사용자가 많은 편이다.

독자 웹브라우저를 가진 티맥스·구름OS와 달리 네이버의 웨일 웹브라우저를 탑재했다. 사진 편집 SW와 호환 오피스 SW(리브레 오피스) 등도 들어 있다. 현재 경찰청과 병무청, 일부 군 부대 및 지자체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모니카 홈페이지(hamonikr.org)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다지만 은행에 따라 인터넷 뱅킹이 지원 안 되고, 윈도 기반의 SW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며, 일부 최신 하드웨어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국산 OS의 여전한 문제점이다. 업계는 “하지만 업무는 물론 게임도 클라우드를 통해 할 수 있도록 IT 환경이 발전하고 있고, 가상 컴퓨터 SW를 활용해 국산 OS 내에서 윈도를 실행하는 방법도 나오면서 호환성 문제는 점차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