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4곳이 이달 초부터 이마트 4개 지점(하남·남양주 진접·동탄·광주 광산점)에서 운영에 들어간 '공동 ATM' 기기 모습.

대형 시중은행 고객이 지방에서 급히 현금이 필요할 때, 현지 지방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수수료 없이 돈을 뽑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 반대로 지방은행 고객이 서울서 계좌가 없는 대형 은행 ATM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게 된다. 농협·수협 고객이 시중은행 ATM을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사들이 관리비용 문제로 최근 6년간 ATM을 20% 줄인 가운데, 당국이 금융사 간 ATM 공동운영 확대를 추진한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국민의 현금이용 편의성을 보장하고 국내 ATM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ATM 운영개선 종합방안을 은행권과 공동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는 ATM은 2013년 7만여대를 정점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에는 5만5800여대까지 감소, 2013년 대비 20% 줄었다.

기기 설치·관리비 등으로 큰 비용이 들어 대당 연간 130만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는데 갈수록 현금 이용 수요는 줄어 은행들로선 ATM을 적정 수준만 남기고 철수하려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지급수단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현금 사용 비중이 32%를 차지하고, 인터넷 뱅킹이나 각종 간편 결제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층과 장애인, 은행이 없는 도서 산간 지역 등에선 여전히 ATM 수요가 있어 ATM 자원의 효율적 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과 금융위는 ATM 공동운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4일부터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한 대의 ATM으로 각 은행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공동 ATM’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총 8대의 공동 ATM이 이마트 4개 지점(하남·남양주 진접·동탄·광주 광산점)에 각 2대씩 설치됐다.

나아가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전국 규모의 인프라를 갖춘 우체국 또는 농·수협과 은행간 공동 ATM 운영도 추진된다.

한은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와 ATM 운영 비용 및 수익배분 문제 등이 있어 은행권과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