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서울 마포와 노원, 경기 과천 등에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민주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과 시장이 '내 지역은 안 된다'며 반발했다. 마포가 지역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냐. 이런 방식은 아니다"라고 했다. 노원 지역구 우원식 의원도 "난개발에 반대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 시장은 "과천청사는 국가의 주요 사업을 위해 쓰여야 한다. 제외해 달라"고 했다.

정부가 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지역 개발 때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하려는 것이다. 그 필요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집값이 떨어진다고 한다. 필요한 시설이라도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 현상과 같다. 그런데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한다는 여권 사람들이 앞장서서 '님비'를 부르짖는다. 복지나 공공(公共) 등 그동안 부르짖던 가치들은 모두 선거용 구호이고 실제로는 표밖에 관심이 없다.

정부는 과천청사,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노원 태릉골프장 등 공공 부지에 임대주택 등을 짓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상암동은 이미 임대 비율이 높은데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나"라고 했다. 그 지역에 일부러 임대주택을 짓는 게 아니라 부지가 있는 곳에 짓는 것이다. 과천 시장은 "최악의 청사 개발 방안" "과천 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주민을 설득해볼 생각조차 않는다. 이날 발표된 신규 임대주택 부지에는 야당 의원과 구청장이 있는 서울 서초구와 용산구도 포함됐다. 그런데 여당 의원, 시장이 먼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위선에 혀를 찰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