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모바일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법인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MS는 2일(현지 시각) "사티아 나델라 CEO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대화 끝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내 틱톡을 인수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9월 15일 전에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미국 내에서 틱톡을 전면 사용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MS에 45일간의 인수 시한을 주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트럼프의 일부 참모가 틱톡에 대한 갑작스러운 사용 금지 결정이 틱톡의 주요 이용 계층인 수많은 미국 젊은이를 분노하게 하고,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트럼프에게 전해 틱톡 금지 결정을 번복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구글·페이스북에 비해 마땅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없던 MS 입장에서는 미 행정부로부터 압박받고 있는 중국 기업에서 1억명의 미국 틱톡 사용자를 한꺼번에 싼값에 가져올 기회인 셈이다. MS는 미국 외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틱톡 소유·운영권도 인수 협상 대상이라고 밝혔다. 모두 미국의 군사정보공동체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에 속한 국가이다. MS 측은 "미국 틱톡 사용자들의 모든 개인 정보를 미국 내에 머물도록 보장하겠다"면서 "현재 미국 밖에 저장되거나 백업돼 있는 틱톡 데이터도 미국 밖의 서버에서 삭제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틱톡 외 중국의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에서 사업 중인 중국 소프트웨어 회사들, 틱톡이든 위챗이든, 셀 수 없이 많은 이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과 그들의 국가안보기구에 직접 데이터를 넘긴다는 것을 미국인들이 인식하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위챗은 중국 기업 텐센트가 2011년 만든 앱으로 한국의 카카오톡과 비슷하다.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소프트웨어들 때문에 생기는 광범위한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국 정부는 전 세계 사용자가 8억명인 틱톡에 대해 정보 유출 의혹을 집중 제기해 왔는데, 위챗 등으로 중국에 대한 공격 전선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위챗은 미국 내 사용자가 200만명 안팎으로 틱톡에 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는 않지만, 10억명가량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메시지 앱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틱톡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3일 "불량배 정부의 야만적 행동이며 미국의 패권을 지키기 위한 또 한번의 조작"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