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 안성에서 시간당 100㎜ 이상의 큰비가 쏟아지는 등 중부권 곳곳에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올 들어 유난히 집중호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북 울진에선 하루 178.4㎜의 폭우가 와서 울진 지역 7월 역대 최대 강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산에선 지난달 23일 하루 176㎜가 넘는 폭우가 왔다. 6월 30일 강원 강릉엔 하루 170.8㎜가 내리기도 했다. 부산은 작년 7월 하루 100㎜ 이상 비가 온 것이 하루뿐이었지만 올해는 나흘로 늘었다.

강수량이 시간당 100㎜라는 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소나기가 심할 때가 시간당 40~50㎜ 수준이다. 시간당 50㎜ 이상이면 차량 와이퍼가 사실상 역할을 못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도시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시간당 70~80㎜의 비가 내려도 배수구가 넘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잇따르는 건 동남아 등 남쪽 지역 바다 온도가 오르고,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장마전선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하고 선선한 대륙 고기압이 만나 생긴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기후 등으로 동남아 등 남쪽 지역 바다의 온도가 올랐다. 이로 인해 더 많이 증발한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들어갔고, 그 결과 비의 양이 많아졌다.

올해 6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고온으로 시베리아 동쪽의 찬 공기가 중국과 우리나라 등으로 내려온 것도 비가 많이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찬 공기 세기가 평소보다 강해 예년보다 강한 장마전선을 만들었다. 7월 말~8월 초면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던 장마전선이 이 찬 공기에 막혀 여전히 중부지방에 머물면서 계속 비를 뿌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기후와 가까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