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국 아베노마스크(Abenomask)를 벗었다. 아베노믹스(Abenomics·아베의 경제 정책)를 빗대 아베노마스크로 조롱 받던 이 마스크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 감염 방지책으로 전 가구에 2장씩 배포한 천 마스크다. 아베의 코로나 대책 핵심으로 꼽혀온 이 마스크 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알리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작은 천 마스크 대신 큰 사이즈의 천 마스크를 착용하고 총리 관저로 복귀했다.

교도통신은 1일 아베 총리가 이날 아베노마스크가 아닌 다른 천 마스크를 쓰고 총리 관저로 복귀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이날 그가 쓴 마스크는 아베노마스크와 달리 턱 전체를 감싸고 볼 대부분을 덮었다. 아베노마스크는 가로 13.5㎝, 세로 9.5㎝ 크기로 시판용 마스크보다 훨씬 작다. 전날 일본 정부는 아베노마스크 8000만장을 추가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포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시작된 아베노마스크 정책은 마스크 제작·배포에 총 466억엔(5300억원)이 투입된 아베 내각의 코로나 대책 핵심 사업이었다. 그러나 코와 턱을 겨우 가려 성인이 쓰기에는 부적합하고 불결한 느낌이 드는 불량품이 많아 일본 국민의 외면을 받아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20일 자체 조사 결과 후생노동성을 비롯한 정부 관청과 민간단체에 반납되거나 기부된 아베노마스크가 10만장 가까이 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노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아베 내각 각료 중에서도 아베 총리를 제외하고는 아베노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베 정권의 주축인 아소 다로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혼자서만 쓰는 마스크”라는 말도 나왔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 코로나 통계에 따르면 1일 1600명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본 내 누적 코로나 확진자는 3만800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