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 투표를 못 하게 좌절시키려는 권력자가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다.

30일(현지 시각) CNNㆍ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장례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고(故) 루이스 의원은 60년간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흑인 참정권운동의 상징인 1965년 3월 셀마-몽고메리 행진에서 비폭력 시위대를 이끌었다.

버락 오바마 역시 참정권 이슈에서 루이스와 같은 견해를 가져왔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하고, 투표에 장벽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오바마는 출소한 재소자들이 사회에 복귀한 뒤 투표를 하는 것이 더 쉬워야 하며, 사전 투표 기간 확대와 투표일의 공휴일화도 주장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와 반대의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우편투표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는, 장례식이 열린 이날에는 11월 대선을 연기를 암시하는 글까지 올렸다.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는 “보편적인 우편 투표를 하는 이번 대선은 가장 부정확하고 사기성이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루는 게? (어떠냐)”고 적었다.

이에 오바마는 트럼프를 겨냥해 “심지어 우리가 여기 장례식에 앉아 있는 순간에도 권력자들은 투표소를 폐쇄하고, 소수인종과 학생들에게 제한적 신분법을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은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설교한 적이 있는 교회인 에버니저감리교회에서 열렸다. 장례식에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참석했다. 95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은 수많은 사람에게 축복이었다”는 애도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