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要領)과 협박(脅迫), 겸제(箝制)와 관건(關鍵), 요충(要衝)과 추기(樞機)….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뭘까. 우선 ‘요령’은 어원을 따지자면 허리[腰]와 목[領]이다. 사람을 공격할 때 치명적 결과를 빚는 이른바 급소(急所)다.

'협박'은 겨드랑이나 갈빗대를 윽박지르는 행동이다. 역시 급소를 겨눈다. '겸제'는 입에 재갈 등을 물려 상대를 제어하는 행위다. '관건'은 문의 빗장에 해당하는 장치다. '요충'은 돌아가기 어려운 중요한 길목, '추기'는 문을 여닫는 데 꼭 필요한 문지도리다.

따라서 위 단어들에는 사물의 핵심이라는 뜻, 나아가 그로써 대상을 컨트롤하려는 의도까지 담겨 있다. 매우 전투적인 시선이다. 그렇듯 고대 중국에서 유래한 한자어에는 '싸움의 기술'이라는 맥락이 만만찮게 살아 숨 쉰다.

우리는 흔히 중국인을 '짱깨'라고 비칭한다. 이는 한자어 장궤(掌櫃)의 변형으로 보인다. '장궤'는 카운터[櫃]를 쥔[掌]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 업소의 돈줄을 쥐고 있으니 이를테면 '주인'이다. 역시 한 집단의 핵심에 해당한다.

무술(武術)이 발달한 중국에는 그 문파(門派)도 아주 많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비전(祕傳)의 무예를 이어받아 한 문파를 이끄는 사람은 장문(掌門)이라고 한다. 장악(掌握), 장관(掌管), 주장(主掌) 등의 단어가 같은 흐름이다. 요체와 핵심을 잡아 상황을 지배하려는 욕망이다.

홍콩은 ‘동방의 보석[東方之珠]’ 소리를 들었으나, 중국 집권 공산당의 ‘손 위 보석[掌上之珠]’으로 변했다. 동서양의 문화적 기반으로 이룬 자유와 번영이 중국의 ‘보안법’ 실행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등 많은 나라가 반발하며 중국의 고립이 깊어졌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쥐려고 욕심을 낸 중국이 깊은 곤경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