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인 대전에서 홍수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1명이 심정지 상태에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다른 국회의원들과 모임에서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TV에 물난리 뉴스가 나오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을 비롯한 '처럼회' 회원들이 한 사무실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최 대표 뒤 TV 화면에는 대전 침수 피해 소식을 전하는 특보가 나오고 있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재정·김승원·박주민 의원, 최 대표, 민주당 김용민·황운하·김남국 의원. 최 대표는 30일 오후 이 사진을 포함해 사진 4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7시쯤 이 사진만 삭제했다.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황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연합뉴스, 경향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구에)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는 모든 모임을 중단하고 항상 울고 있어야 하느냐” “당시엔 TV에 무슨 뉴스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회의를 했다. 그게 왜 물난리와 연결되는지 모르겠다”라고 해명했다.

황 의원은 울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6월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다. 그는 지난 1월 사표를 냈지만 경찰은 '비위와 관련한 수사를 받는 경우 의원면직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2월 당시 직위(경찰인재개발원장)에서만 해제했다. 이후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다.

◇TV 자막엔 “대전 침수 1명 심정지…홍수 경보”

논란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30일 오후 2시 4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처럼회 회원과 박주민 이재정 ^^”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4장의 사진에서 비롯됐다. 사진에는 최 대표와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이재정·김남국·김승원·김용민 의원, 황운하 의원이 최 대표 사무실로 추정되는 장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에는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엄지를 들어보이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그러나 당시 사진 속 TV 화면에는 대전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뉴스특보가 나오고 있었다. 당시 보도 화면에는 물이 차오른 도로와 함께 “대전 침수 아파트 1명 심정지…원촌교·만년교 홍수 경보”라는 자막도 나오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지역구 주민들은 수해로 고통을 당하는데 국회의원은 즐겁게 웃고 있다”며 비판했다.

◇황 의원 "팩트 억지로 짜맞춰 논란 만들어…기사 수준 낮아 언급 안할 것"

황 의원은 논란이 일자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팩트를 교묘하게 억지로 짜 맞춰서 논란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사의 수준이 낮아 별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의원 모임에 간 것이지 TV뉴스를 보러 간 것이 아니다. 당시 TV에 물난리 뉴스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지역구에)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는 모든 모임 활동을 중단하고 표정은 항상 울고 있어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는 “처럼회 모임에 갔는데 기념사진을 찍자고 웃어달라했다”며 “대전 물난리는 알았지만 웃어달라는데 안 웃어줄 수도 없는 거 아닌가. 당시엔 TV에 무슨 뉴스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회의를 했다. 그게 왜 물난리와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의원은 “오전 10시에는 행정수도 이전 토론회에 참석해야 했고, 상점가연합회 회장을 면담한 뒤 본회의 일정까지 마치고 대전에 내려온 것”이라며 “물난리가 있다해서 의정활동을 전면 취소하고 대전에 내려와야 되는가”라고 덧붙였다.

◇페북엔 "코로나에 수해 겹친 주민, 몹시 가슴 아프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전 지역의 호우 피해를 우려하고 주민들을 위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황 의원은 글에서 “오늘 새벽 대전 전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긴급하게 재난 복구 예산을 집행하고 대전시와 중구청 등의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하루 속히 주민들의 피해복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수해까지 겹쳐 큰 피해를 겪고 계신 주민 여러분을 생각하니 몹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황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는 대로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논란 이후 네티즌들은 황 의원의 글에 찾아가 ‘애써 위로하는 척 하지 마시라’ ‘대전 주민들은 잠을 설치는데 이래서 되겠느냐’ ‘대전 물난리는 1도(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