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롯데의 경기에서 치어리더들과 함께 관중들이 응원하고 있다. 3루 쪽 내야와 외야가 텅 비어있는 반면 1루 응원석에는 관중이 밀집돼 있다.

정부가 지난 28일 프로야구 롯데의 홈 경기가 벌어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거리 두기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구단에 엄중 경고했다.

◇"불미스러운 일, 강력 경고…10% 관중 입장까지 어려워질 수도"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30일 "롯데 사직구장에서 다수가 모여 거리 두기를 제대로 안 지키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며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손 반장은 "야구·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인데 초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경고하기로 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체부 측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지만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관중 확대는 물론 10% 입장 허용 방침까지도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및 주의를 촉구했다.

◇28일 사직에선 무슨 일이…1루 내야·중앙석만 예매 받아 1000여 명 밀집

프로야구는 지난 5월 5일 개막 이후 무(無)관중 경기로 시즌을 진행했다. 그러다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전제로 지난 26일부터 관중석의 10% 규모로 관중 입장을 재개했다.

하지만 28일 NC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에서는 1m 이상의 관중석 거리 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관중을 사방으로 2칸 이상씩 띄워 앉게 한 다른 구장과 달리, 사직구장에서는 관중들이 전후좌우 좌석 한 칸씩만 비워 앉은 것이다. 일부 관중은 이조차도 지키지 않고 바로 옆자리에 붙어 앉아 응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28일 거리 두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산 사직구장 응원석(왼쪽)과 29일 두 칸 이상씩 띄워 앉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응원석의 모습.

관중이 응원석인 1루 내야석에 집중되는 바람에 거리 두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이날 경기에 사직구장 만원 관중(2만4500석)의 10%인 2450석을 오픈했고 1000여 명이 입장했다. 그러나 3루와 내야 일반석 입장권은 발매하지 않고 1루 응원석과 중앙석 예매만 받아 모든 관중이 특정 구역에 몰린 것이다. 구단 측은 관중들 선호도가 높은 좌석을 위주로 예매를 받다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시도 "방역수칙 이행 강력 요청…재발하면 제재 검토"

이날 부산시도 롯데 구단 측에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 음식물 섭취 금지,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관련 법률에 따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구단 측은 29일 경기부터 좌석 오픈 구역을 지정석 전 구역으로 확대하고, 좌석 간격도 사방 1칸에서 3칸씩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경기 진행요원을 기존 100명에서 120명으로 늘려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