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지난달보다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잇따라 낸 부동산 대책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데다, 여당이 '임대차 3법' 처리를 강행하면서 규제가 더 심해지기 전에 전셋값을 올리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달 대비 2.14% 올랐다. 전월(0.52%) 대비 상승 폭이 4배로 커진 것이다. 전세 가격도 1% 올라 전월(0.35%) 대비 상승 폭이 3배가량 커졌다. 2015년 4월(1.10%)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KB 월간동향은 매달 15일이 기준이기 때문에 이번 집계 결과는 6·17 대책과 7·10 대책의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그 결과 서울 밖으로 흩어졌던 부동(浮動) 자금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유턴' 현상이 벌어지면서 서울 집값이 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월세 신고제 및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 처리가 여당 주도 아래 속전속결로 진행되면서 전셋값마저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으로 시장에 전세 매물이 급감해 전셋값이 오르고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시 매매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달 서울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40㎡ 미만) 평균 매매 가격은 4억138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형 아파트 평균가가 4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서민의 내 집 마련만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40~62.8㎡) 평균 매매 가격도 7억18만원으로 처음 7억원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