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당국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를 대폭 축소해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다만 한국군 위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 훈련을 일부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이번 훈련에는 미군 본토 병력이 상당수 참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현 정권 임기 내(2022년)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 지으려는 한국군이 검증 훈련을 진행하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 달 광복절 이후 하반기 연합훈련을 예년보다 축소해 진행하기로 가닥이 잡혔다"며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연합훈련에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양국군은 이번 FOC 검증에서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 전개와 그 전력을 신속히 전투 지역으로 분산 배치할 수 있는지 등을 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FOC 검증은 완전한 검증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 병력 상당수가 입국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정밀 검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주변에선 "이번에 전작권 검증 훈련을 일부 시행하지만 나중에 추가로 검증 훈련을 해야 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한국군이 전작권 전환 스케줄이 늦어지는 것을 염려해 훈련을 진행하는 만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군은 코로나 때문에 이번 연합훈련을 주한 미군 위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한국군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 위주로 검증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선 한·미 연합 훈련에 거부감을 보이는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런데도 국방부 의견대로 훈련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현재 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작권을 한국군이 전환받기 위해 훈련을 한다는 명분이라면 북한도 강력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보는 군사 전문가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