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채널A 이동재(구속)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의 지난 2월 '부산 만남 대화 녹취록'을 듣고 자괴감을 느꼈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국민 앞에서 당연히 '일개(一介) 장관'이지 그럼 '이(2)개 장관'인가. 국토부 장관 겸직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최근 국토교통부 소관인 부동산 대책에 대해 연이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과 한 검사장 중 누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지 판단해보라"고 썼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한 검사장이 (녹취록에서) 일개 장관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도 자괴감을 느꼈다. 일개 장관이라는, 검사장이라는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그런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상당히 자괴감을 느꼈다"며 (해당 녹취록은 검언) 유착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공개된 녹취록에는 추 장관의 문제가 조목조목 지적돼 있다"며 "(추 장관은) 누군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수명자'라는 표현. 인형의 입으로 말하는 복화술사의 존재가 드러났다"고 했다. 추 장관의 배후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있고 의심하는 대목이다.

추 장관이 작성했다는 법무부 문안의 '수명자(受命者·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라는 단어는 일반 법조인들에게도 생소한 표현으로 주로 군사재판에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욱 대표는 군 검찰 출신이다. 최 대표는 실제 자신의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에서 '수명자'라는 단어를 사용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진 전 교수는 "장관이 공부를 안 한다. 일단 질러놓고 아랫 사람들에게 근거 찾아오라고 닥달한다고 한다"며 "18세기 수준의 얘기를 질러놓고 수습한답시고 엉터리 해명 늘어놓다가 줄줄이 깨졌다"고 했다. 이어 "(추 장관에겐) 오직 권력수사를 막겠다는 일념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이 전 기자 측에서 공개한 지난 2월 한동훈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가 추 장관의 ‘수사 검사·기소 검사 분리 방안’을 언급하자 “무조건 권력 수사를 막겠다 그런 일념밖에 없어서 그렇다”며 “문제는 공부 좀 하고 하라고 그래. 매번 틀리고 지금까지 맞는 말을 한 적이 한번도 없잖아”라고 했다.

지난 2월 추 장관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방안을 내놨다가 검찰 내부와 법조계에서 “설익은 제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따로 나눠 권력 사건에 대한 기소를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법무부는 추 장관의 지시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의 수사 및 기소 분리 검찰 사례를 찾아 언론에 배포했지만 이마저도 국내 현실과 직접 비교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추 장관은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해당 안건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취소됐다.

진 전 교수는 "한 검사장의 일갈이 시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럴 때 잘하라고 검사들이 신분 보장 받는거다. 나쁜 놈을 잡아야지. 그렇게 하라고 월급 받는 것 아니냐"고 말한 부분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