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자이언트 판다가 국내에서 처음 태어났다.

에버랜드는 22일 "국내 유일의 판다 한 쌍인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 사이에서 새끼 판다 1마리가 지난 20일 태어났다"고 밝혔다. 이 판다들은 지난 2016년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판다 공동연구를 위해 한국에 보내준 것이다.

197g 판다 - 국내 유일의 판다 한 쌍인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판다.

20일 밤 9시 50분쯤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 반 만에 키 16.5㎝, 몸무게 197g의 암컷 판다를 낳았다. 판다는 번식이 어려운 동물로 유명하다. 가임기(可妊期)가 매년 3~4월로 1년에 단 한 번, 사흘 이내에 불과하다. 단독 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까지 성공할 확률은 더욱 낮다. 또 교배 후 수정란이 곧바로 암컷 자궁 내에 착상되는 것이 아니라 약 석 달 후 지연착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 번식이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전 세계에서 새끼 판다가 태어난 것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대만, 네덜란드에서 각각 1마리가 전부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새끼 판다를 얻기 위해 별도 전담팀을 만들어 판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축적했다. 이를 통해 성공 확률이 높은 교배일을 선정해 올 3월 말 자연 교배에 성공한 것이다. 어미 판다(122㎏)에 비해 새끼 판다가 매우 작게 태어나기 때문에 새끼를 뱄는지 확인도 어려웠지만, 식사량과 행동변화 등을 통해 파악했다. 암컷 판다는 4개월간 새끼를 뱄다가 지난 20일 낳았다. 에버랜드는 새끼 판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게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중국이 판다들을 우리나라에 기증한 것은 아니다. 에버랜드는 매년 연구비 명목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중국에 보내고 있으며, 새끼 판다 연구비로도 50만달러(약 6억원)를 한 번 내야 한다. 부모 판다는 계약 기간이 15년이다. 새끼 판다는 우리나라에서 탄생했지만 4~5년 뒤엔 중국으로 돌려줘야 한다.

곰과인 자이언트 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취약종(VU)으로 지정한 희귀 동물로, 서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등 20국에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