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먹는 스페인 수프 '가스파초'. 이제는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여름 냉국이다.

가스파초(gazpacho)는 차갑게 먹는 스페인 수프. 한국음식 중에서 냉국과 비슷하다. 섭씨 40도를 넘는 따갑도록 뜨거운 한여름을 스페인 사람들은 가스파초를 먹으면서 넘긴다. 이제는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여름 음식이 됐지만 말이다. 스페인에는 지역마다 집집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가스파초가 존재한다.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으로 세계 최고의 요리사로 꼽히는 페란 아드리아(Adria)가 자신만의 가스파초 레시피가 없을 리 없다. 아드리아가 자신의 요리책 ‘패밀리 밀’(세미콜론)에 소개한 가스파초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봤다.

아드리아의 가스파초 레시피에는 특별한 재료나 요리법이 나오지는 않는다. 마요네즈를 한 숟가락 넣는 게 다른 레시피와 차이라면 차이. 그는 "마요네즈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수프에 크림 같은 부드러운 질감을 주는 재료"라고 했다. 그의 레시피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필요한 식재료 분량을 2인분·6인분·20인분·75인분에 따라 다르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아드리아는 "재료를 사람 수로 곱하거나 나눠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썼다. 단순히 1인분 재료를 4배로 늘릴 경우 양은 늘어나지만 맛은 달라진다는 것. 소량으로 요리할 때와 대량으로 요리할 때는 각각에 맞는 분량이 따로 있다는 게 세계 최고 요리사가 가정 요리사에게 알려주는 노하우다. 가스파초는 미리 만들어뒀다가 냉장고에서 최소 2시간 이상 차갑게 한 다음에 먹어야 맛있다. 냉동해두어도 맛 차이가 거의 없으니,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뒀다가 먹어도 좋겠다. 아드리아는 "얼려뒀다가 전날 밤 냉장실로 옮겨 해동하라"고 했다. 만드는 법은 동영상 참조.

가스파초 마늘 1쪽, 양파 1개, 오이 20g(작은 오이 1개), 빨간색 파프리카 25g, 토마토(익은 것) 320g(4개), 시골빵(흰 부분만 사용) 10g, 물 4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낼 것 별도), 셰리 식초 2작은술, 마요네즈 2작은술, 크루통 40g (2인분 기준) 1. 마늘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르고 싹은 없앤다. 작은 소스팬에 찬물을 담고 마늘을 담근다. 물을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마늘을 건져 얼음물에 식힌다. 이 과정을 두 번 더 되풀이하는데, 반드시 찬물에 담가 끓인다. 2. 양파와 오이는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른 뒤 큼직하게 썬다. 3. 파프리카를 반으로 갈라 씨와 흰 막을 발라낸 뒤 큼직하게 썬다. 5. 토마토를 반달썰기 해 양파, 오이, 파프리카와 함께 둔다. 6. 양푼에 양파, 오이, 파프리카, 토마토를 담는다. 빵을 찢어 더하고 물을 붓는다. 7. 6을 믹서기나 핸드블렌더(일명 도깨비방망이)로 곱게 간다. 8. 완성된 가스파초를 눈이 고운 체에 내린다. 9. 올리브오일, 셰리식초, 마요네즈를 더해 매끄럽고 크림처럼 부드러워질 때까지 스패출라나 거품기로 잘 섞는다. 10. 소금과 후추로 간 하고 냉장고에 차게 두었다가 낸다.(2시간 이상) 11. 대접에 담아 크루통을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낸다. 팁1: 시골빵은 네모난 식빵이 아닌 커다랗고 둥그런 유럽 빵을 말한다. ‘패밀리 밀’에는 500g 짜리 시골빵의 껍질을 벗겨내고 사용하라고 나온다. 팁 2: 셰리 식초는 스페인 주정강화와인 셰리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 국내에선 구하기 힘든 편이다. 똑 같은 맛은 안 나겠지만 셰리 식초 대신 화이트 와인 식초, 그것도 어려우면 일반 식초로 대체할 수 있다. 팁 3: 페란 아드리아는 음식을 몇 인분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료 분량을 다르게 소개한다. 가스파초는 6인분을 만들 경우 마늘 3쪽, 양파 2개, 오이 60g, 빨간색 파프리카 75g, 토마토(익은 것) 1㎏, 시골빵 30g, 물 120㎖, 올리브오일 6큰술, 셰리 식초 2큰술, 마요네즈 1큰술, 크루통 120g이 필요하다. 팁4: 크루통(crouton)이 없으면 빵을 사방 1.5㎝ 크기 정사각형으로 잘라 기름에 튀기거나 오븐에 바삭하게 구워 만들면 된다. 귀찮으면 넣지 않아도 된다. 출처=패밀리 밀 (세미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