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화이자·존슨앤존슨 등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거나 앞둔 가운데, 백신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은 항체의존면역증강(ADE), 바이러스의 중대 변이, 길랑바레 증후군 등 다른 중증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은 각각 수십 명,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하는 1·2상 임상시험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백신 개발사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항체의존면역증강(ADE)

먼저 항체의존면역증강(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은 과거 뎅기열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백신을 개발하거나 접종했을 때 드러난 현상이다. 백신을 맞은 다음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오히려 바이러스 감염을 돕는 부작용이다.
미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5월 12일 미국 의회 증언에서 '백신이 오히려 감염을 강화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가 2017년 시판 후 ADE 문제로 사용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당시 필리핀에서만 약 70명이 사망할 만큼 피해가 컸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SARS) 백신을 개발할 때 동물실험 과정에서 ADE 문제가 나타난 적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특히 걱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16일 한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모더나 백신 후보 물질을 접종하는 장면.


◇바이러스 변이

현재 코로나 백신 개발은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하고 있다. 자잘한 변이는 백신 효과에 영향이 없지만 바이러스의 핵심 구조나 기능과 관련한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GH형 같은 G형의 경우 스파이크 옆구리 쪽에서 변형이 일어나 아직까지는 백신 효과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백신이 빨라야 6개월 후에 나오는데 그때 유행할 바이러스가 G형일 것 같지는 않다. 바이러스 변이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길랑바레 등 다른 중증 부작용

1976년 미 포드 대통령 시절 신종 돼지독감이 유행하자 미 행정부는 스페인 독감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빠른 속도로 백신을 개발해 4500만명에게 접종했다. 그런데 접종자 중 수백 명이 길랑바레(Guillain-Barre) 증후군이라는 매우 드문 신경계 질환을 앓았다. 신경세포에 손상이 생기는 급성 마비질환이었다. 그 결과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이 경험은 미국 사회에 '백신을 맞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불신을 남겼다. 길랑바레 증후군 외에도 간질 발작, 쇼크, 의식 손상 등 중증 부작용이 나타나면 의약품안전성 모니터링위원회(DSMB·Drug Safety Monitoring Board)가 조사를 거쳐 임상시험을 중지시킬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치료제는 그나마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지만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이라 안전성 점검이 특히 중요하다"며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백신 개발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부작용도 많을 수 있는지 아는 전문가들은, 더구나 10~15년 걸리는 일을 1년 이내로 단축해 개발하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김민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