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일본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 단위로 나오면서 "코로나 제2 파(波)가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25일, 48일간의 코로나 긴급 사태를 전면 해제한 후 대체로 하루 100명 이하의 확진자만 나오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1일 전국에서 127명의 감염이 확인된 후 계속해서 환자가 급증, 지난 10일엔 430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12일에도 407명의 환자가 나와 이달 들어서만 3000여 명이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4월 긴급 사태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로써 전체 확진자는 2만명을 훌쩍 넘겼으며 사망자는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도쿄도(東京都) 상황이 심각하다. 도쿄에서는 지난 10일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은 243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다. 11일과 12일에도 연속해서 200명 이상이 나와 도쿄의 전체 확진자는 13일 현재 8000명을 넘어섰다. 오사카부(府)에서도 확진자가 2000명을 넘기자 자체 규정에 따라 '황색(黃色) 신호' 경계령을 발령했다.

일본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경제생활 재개에 따라 장시간 전철 출퇴근을 하는 등 시민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이 시내 번화가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모임을 갖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현재 지난 1주일간 도쿄의 감염자 중에는 20대가 47%로 가장 많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뒤늦게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늘린 것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일본 야당은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 긴급 사태를 다시 발령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베 내각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이다. 오히려 오는 22일부터는 소비 진작을 위해 여행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GO TO 캠페인'을 시작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현재 코로나 환자는 압도적으로 도쿄 문제"라며 중앙정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에 확진자가 400~500명 이상 계속해서 나온다면 결국 긴급사태를 취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베 내각은 내부적으로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와 오사카에 제한적 조치를 취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