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들이 3분기부터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대출을 크게 늘려왔지만, 연체 등 신용 위험이 조만간 닥칠 걸로 보고 관리에 들어갈 태세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3분기 금융기관들의 대기업·중소기업·가계주택·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태도가 2분기보다 까다로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은행 15곳 등 국내 금융기관 199곳의 대출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됐다.

은행들의 2분기 대비 3분기 차주(借主·빌리는 사람)별 대출 태도 지수는 대기업 -10→-13, 중소기업 7→-10, 가계 주택 -7→-17, 가계 일반 3→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태도 변화 폭이 가장 컸다. 대출 태도 지수는 수치가 양(+)이면 대출 태도를 완화할 것이라고 답한 금융기관이 많다는 의미이고, 음(-)이면 반대다.

은행들이 위험 대비에 나서는 것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과 가계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이 본 신용위험지수는 1분기 11에서 2분기 42, 3분기 45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차주별로는 대기업(23→27), 중소기업(43→43), 가계(40→43) 등 모두 상승했거나 높게 유지됐다.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이달 초까지 시중은행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나간 신규 대출은 31조원, 만기 연장된 것도 약 42조원에 달한다. 주요 은행들은 연체 우려가 큰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