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이상으로 폭등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S&P 500'지수에 편입될 경우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P 500은 기업 규모나 유동성, 산업대표성을 감안해 500 종목으로 구성된 뉴욕 증시의 대표 지수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S&P 500에 합류하기 직전"이라며 "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주요 성과가 될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이 9일 종가 기준 2585억달러(약 311조원)로 S&P 500대 기업 중 15위인 인텔(2469억달러)보다 높은데도 S&P 500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3년 창립 이래 거의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S&P 500에 들려면 시가총액 및 유동성, 유동비율, 재무적 생존력(Financial viability) 등의 주식 적격 기준을 갖춰야 하는데, 이 중 재무적 생존력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재무적 생존력은 기업이 자체 제품이나 서비스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지를 보는 기준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고, 조만간 발표될 올해 2분기 실적도 전 세계적인 판매 호조 속에 흑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S&P 재무적 생존력의 기준(최근 4개 분기 합산 실적이 흑자이면서 최근 1개 분기 실적 흑자)을 충족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S&P 500 종목을 갱신할 때 테슬라가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500억달러 이상인 기업 중 S&P 500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은 테슬라와 우버뿐이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S&P 500지수에 들어갈 경우, 주가가 추가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막대한 글로벌 펀드 자금이 테슬라 주식을 매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S&P 500을 추종하는 펀드 자금은 최소 4조4000억달러(약 5300조원)에 달한다.

비앙코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테슬라를 좋아하지 않고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더라도 S&P 500에 편입될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수조 달러가 테슬라를 매수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가 거품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헐버트는 "테슬라 주가에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실제 기업 가치를 과하게 웃돌고 있다"며 "테슬라 투자자는 주가 추락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