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연예인 가족이 소셜미디어에 호소의 글을 올렸다. 가수인 동생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데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피나는 노력을 해도 TV 한번 나오기 어려운데, 연예인 동생 덕에 무혈 입성했다는 질투를 받는 듯했다. 유명세일 것이다.

연예인이 인기를 얻으면 그 가족도 종종 TV에 등장한다. 그중 일부는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을 받기도 한다. 과연 그들이 연예인인지 일반인인지 제작진도 모호할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을 공개하는 연예인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한 패션쇼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명절 한복을 연예인 가족이 선보이는 행사에 한 중견 가수가 딸과 함께 출연했다. 워낙 유명 가수라 어렵게 인터뷰 섭외를 하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그녀의 딸이 사라졌다. 여러 언론사 취재진이 뒤엉키다 보니 서로를 놓친 것이다. 잠시 촬영이 중단됐지만 용케 아이가 스스로 찾아와 다시 인터뷰를 시작하려는데, 이번엔 그 가수가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아이에게 말했다. "바쁘신데 기다려주셨잖아. 인사해야지." 사실 기다린 시간도 얼마 안 되고 사춘기 아이가 혹시 발끈할까 싶어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으나, 예상과 달리 아이가 선선히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보통의 중학생처럼 예쁘게 웃는 아이를 보니 엄마의 인기에 우쭐하지 않도록 얼마나 주의 깊게 교육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하지만 늘 이런 훈훈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간혹 본인이 연예인인 줄 혼동하는 가족이 제작진을 당황케 하는 일도 있다. 인터뷰 중간에 갑자기 끼어들어 말을 끊거나, 촬영 중에 카메라 앞을 가로막고 "배경이 어지럽다, 조명이 어둡다"며 훈수를 두기도 한다. 연예인인 부모가 편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자녀도 제작진에게 느닷없이 반말을 해 상처를 주기도 한다.

부모나 형제자매가 열심히 노력해 선물한 것이 '연예인 가족'이란 타이틀이다. 때론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럽겠지만 남들보다 쉽게 유명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이 연예인 당사자만큼 조심스러운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