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공기 전염가능성을 일부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각) WHO가 이날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기 중 감염을 인정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최신 감염 지침에 따르면 WHO는 사람이 붐비는 혼잡한 실내공간과 관련한 일부 코로나 발병 사례는 에어로졸에 의한 감염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합창 연습, 식당, 또는 피트니스장에서 이 같은 경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WHO는 “이러한 사례들을 조사하고, 그 중요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확산하는지는 입장을 유보했다. 해당 보고서는 공중생물학(空中生物學·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 등의 확산을 연구하는 학문) 연구자들이 에어로졸(공기 중 미립자) 감염을 포함해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WHO에 보낸 데 따라나왔다.

WHO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사람이 오염된 표면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거나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비말(침 방울) 등을 통해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전파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로이터는 WHO는 새 지침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지침에 더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고, 건물 환기 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추가로 권고했다고 전했다.

호세 히메네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원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비록 크지는 않지만, WHO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에어로졸에 의한 감염을 시사하는 대형 이벤트를 통해 코로나가 확산한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공기 중 감염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많지 않다”면서도 “내 생각에 그 같은 가정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