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0시 1분쯤 성북구 북악산에 있는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에서 박 시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나온 직후 택시를 타고 서울 성북구 성북동 와룡공원으로 이동했고, 이후 도보로 이동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 인근 방범카메라(CCTV)에 찍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CCTV 촬영 장면과 휴대폰 이용 기록 등으로 본 박 시장의 9일 이동 경로.

경찰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위 지도 상 출발 지점)을 나선 박 시장은 종로구 와룡공원(지도 상 1번)으로 향했다. 박 시장은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 인근 CCTV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남긴 뒤 자취를 감췄다. 경찰이 박 시장의 통화 내역과 위치를 조회한 결과, 박 시장은 오후 2시 42분 와룡공원에서 지인과 통화를 했다. 이후 오후 4시쯤 서울 성북구 북악산에 있는 북악골프연습장(지도 상 2번)에서 박 시장 휴대전화의 위치 신호가 끊겼고, 10일 오전 12시20분쯤 서울 성북구 숙정문 인근(지도 상 도착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도 기능을 살펴보면, 박 시장의 흔적이 발견된 지점을 따라 쉬지 않고 걷는다면 최소 1시간 29분(5.9㎞)에서 최대 2시간 9분(8.6㎞) 걸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오전 2시 와룡공원 인근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전 2시 현재) 발견 장소 주변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현장 감식 중에 있다”며 “시간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향후 시신 안치는) 감식이 끝난 뒤 유족과 협의하고 유족의 의견을 따라 병원을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박 시장의 시신은 오전 3시 20분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현장에서는 박 시장의 가방과 명함, 물통, 약간의 금전 등이 함께 발견됐다. 소방 구조견이 최초 발견했고, 이어 뒤따르던 소방대원과 기동대원에 의해 시신이 발견됐다. 구체적인 사인에 대해서는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 상세한 현장 상황은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외모로 고인 확인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향후 CCTV 동선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안을 수사하겠다”고 했다. 마지막 통화자나 휴대전화 속 메모 등에 관해서는 “추후 수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이 9일 밤 서울 성북구 북악산 일대에서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을 찾기 위해 2차 야간 수색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