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세종역 신설을 두고 충청권 지자체 사이에 갈등이 다시 빚어지고 있다.
세종시가 KTX세종역 신설 관련 타당성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재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동안 KTX세종역 신설을 반대해온 충북도는 “반대입장에 변함 없다”면서 반발했다.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수립하는 국토교통부도 “역 신설 추진은 불가”라는 입장을 내놨다.
세종시는 지난해 5월 아주대에 의뢰했던 ‘세종역 및 ITX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KTX세종역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는 비용대비 편익(B/C)은 0.86으로 나왔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2017년 발표한 사전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B/C 0.59로 나온 것보다 0.27 높아진 수치다. B/C가 1보다 낮으면 투자한 비용만큼 이익을 내지 못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이춘희 세종시장은 “B/C가 높아진 것은 세종시 인구가 늘어나고 미래 통행량이 증가해 국가교통수요예측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KTX 세종역 설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TX 세종역 신설 예정지는 금남면 발산리 일대로 기존 KTX역인 충북 오송역과 충남 공주역에서 각각 22㎞ 정도 떨어진 중간지점이다. 총 사업비는 1425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종시의 발표에 대해 국토부는 역 신설 추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KTX세종역 신설, 추진 곤란 입장’이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통해 “2017년 6월 시행한 KTX 세종역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부족(B/C=0.59)한 것으로 검토돼 현재 역 신설 추진은 불가하다”면서 “인접 역 수요감소 등에 따른 지역간 갈등이 예상되므로, 세종역 신설에 대한 심도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충북도도 브리핑을 열고 “KTX 세종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결론난 상태로 충북도의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시가 이날 발표한 타당성 조사 결과는 자체 용역에 따른 결과일 뿐 비 현실적인 계획이라는 게 충북도의 반대 이유다.
남일석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은 “(KTX세종역은) 최소 안전기준인 부본선(대피선)도 확보하지 않고 설치 사례도 없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두영 KTX세종역신설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시는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거점 도시로 조성된 곳”이라며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수도권과 접근성을 편리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애초 세종시 건설 목적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