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호르몬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실제 착용한 모습.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박장웅 연구위원(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지해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1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에 연세대와 명지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소프트렌즈에 신축성 있는 회로 설계

현재 스트레스는 병원이나 연구실 등 전문 시설에 직접 방문해 측정한다. 기존 측정 센서는 주로 전기화학 분석법 같은 복잡한 방식을 사용해 일상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이 어렵다.

연구진은 눈에 착용하여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수치를 실시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먼저 신소재인 그래핀을 이용해 투명하고 유연한 코티졸 센서를 만들었다. 센서는 눈물 속 코티졸 농도에 따른 그래핀의 미세한 저항 변화를 읽어내 스트레스 수치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검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설계도.

또 전도성 물질인 ‘은’ 나노와이어를 그물망 구조로 만들어 신축성이 뛰어난 투명 전극과 안테나를 제작했다. 초정밀 3D 인쇄 공정으로 제작한 신축성 있는 회로로 전극, 안테나, NFC칩 등 각 부품들을 연결해 소프트 렌즈에 내장했다. 렌즈 속 NFC칩은 센서에서 읽어낸 코티졸 농도를 스마트폰으로 무선 전송한다. 렌즈 착용 후 스마트폰을 눈 가까이 가져가면 스트레스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렌즈의 성능과 안전성 입증

연구진은 개발한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착용 실험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착용 상태에서도 렌즈가 정상 작동하고 렌즈에서 발생하는 열과 전자기파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제작한 렌즈는 보관액에 담긴 후에도 형태와 기능이 그대로 유지됐다.

박장웅 연구위원은 “헬스케어 산업 뿐 아니라 의료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트레스뿐 아니라 혈당, 콜레스테롤 등 보다 다양한 신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