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여론 조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은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3일(현지 시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필리프 총리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다음 개각과 차기 총리 지명 때까지는 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프랑스 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필리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을 대신해 코로나 관련 정례 브리핑을 맡았다. 여기서 보여준 필리프 총리의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됐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39%였던 반면, 필리프 총리의 지지율은 이보다 높은 48%로 나타났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는 “필리프의 실용적이고 진지한 태도가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줬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등을 언급하며 드골 장군을 연상시키는 태도를 취했지만 오히려 국민과 단절됐다는 이미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앙마르슈’가 참패하면서 마크롱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주요 도시 중 필리프 총리가 출마한 르아브르에서만 유일하게 앙마르슈가 승리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마크롱이 지지율 하락과 지방선거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 개각으로 분위기 쇄신을 노릴 것으로 관측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는 엘리제궁이 필리프 총리의 사임 소식을 밝힌 직후 “필리프 총리가 마티뇽(총리 관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엘리제궁이 몇 시간 내 차기 총리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