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서울 강남3구에서 3.3㎡(평)당 1억원을 찍은 아파트가 또 한 번 나왔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공급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 속에 오히려 매매가격이 뛰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99㎡(25평형)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 발효일(23일) 직전인 지난 20일 2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22억8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높은 신고가이자, 평당 1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평당 1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가 34억원에 팔린 이후 두 번째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앞으로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집을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강남권에선 래미안대치팰리스 외에도 규제 발효 직전 막바지 매수세가 몰리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여럿 나왔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현대3차아파트’ 전용 85㎡는 19일 18억원(6층)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 8월 말에 기록한 직전 고점 13억원(4층)보다 5억원 오른 금액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 롯데아파트’ 전용 78.27㎡는 지난 21일 16억5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2015년 7억5500만원(1층)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인접한 단지 역시 ‘풍선효과’로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44㎡(5층)는 6·17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15일 19억원에 팔렸으나,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20일 19억8000만원(2층)에 매매되고, 26일에는 22억4000만원(30층)과 22억8000만원(23층)으로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대치동과 이웃하고 있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14㎡는 지난달 26일 31억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최고가(29억5000만원, 21층)보다 1억5000만원 비싸게 팔린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134㎡도 지난해 10월 고점(32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오른 33억5000만원(7층)에 지난달 25일 거래됐다.

강남뿐 아니라 비강남권 역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6% 상승했다. 전주(0.06%) 상승폭과 동일했다. 6·17 대책이 나온 지 2주가 지났지만 상승폭이 전혀 줄지 않고, 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