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동형 탐사로봇(로버) '퍼시비어런스'를 화성으로 발사한다. NASA는 자동차만 한 이 로버로 화성의 토양을 시추해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계획이다. 특히 이번 화성 탐사는 육지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동시에 진행된다. 화성 최초로 하늘을 날 헬리콥터가 로버의 배에 붙어 발사된다. NASA는 무게가 1.8㎏에 날개 길이가 1.2m인 이 헬리콥터에 '인저뉴어티(Ingenuity, 독창성)'란 이름을 붙였다.

화성까지 비행은 약 7개월이 걸린다. 인저뉴어티 헬리콥터는 내년 2월부터 30일에 거쳐 총 5번의 비행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 5m 높이에서 150m까지 비행하는 것이 목표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5억㎞를 날아간 것치고는 소박한 목표지만 성공하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

NASA의 인저뉴어티 책임자인 미미 아웅 박사는 지난 23일 "라이트 형제의 최초 비행 성공 순간과 유사하지만 다른 행성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이래 처음으로 지구가 아닌 곳에서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하늘을 처음으로 나는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화성 탐사는 오랫동안 인공위성 관측이나 고정형 탐사선에 의존했다. 그러다가 1997년 NASA의 로버 '소저너'가 처음으로 화성 표면을 이동하면서 관측하기 시작했다. 인저뉴어티가 성공하면 화성 공중 탐사라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

그동안 화성 탐사에 비행 물체가 없었던 것은 대기가 워낙 희박하기 때문이다. 날개 주변으로 공기가 빠르게 흘러가야 공중으로 기체를 띄우는 양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화성 대기는 지구의 1%에 불과해 그런 힘을 만들지 못한다. 화성 지표면의 공기는 지구에서 3만m가 넘는 고지대와 밀도가 비슷하다. 이 정도 높이면 헬리콥터가 비행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제트기가 비행하는 고도의 두 배 수준이다.

NASA 과학자들은 날개의 회전 속도를 높여 희박한 공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인저뉴어티는 날개 두 개를 반대 방향으로 1분에 2600번씩 회전시킨다. 이는 지구의 헬리콥터보다 10배나 빠른 속도이다. 지구에서는 공기가 날개가 튀지 않게 눌러준다. 화성에는 그런 공기가 없어 탄소복합재로 지구보다 좀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무게는 줄였다.

NASA 과학자들은 지난해 인저뉴어티의 비행 실험에 성공했다. 진공 용기에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공기 밀도를 맞춘 상태에서 비행 실험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