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자녀 기숙형 사립고인 한민고(이사장 홍두승) 학생들이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 21명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지난 19일 발간했다. 2016년부터 4년 동안 한민고 학생 23명이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한 기록이다.

지난 19일 경기 파주 한민고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 용사 자서전 발간회.

학생들은 자서전 발간을 위해 경기 파주·일산의 참전 용사들을 수십 차례 찾았다. 박재혁 한민고 대외협력부장은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선발해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참여 의지가 대단했다"고 했다.

참전 용사들도 자서전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6·25 때 백마고지 전투에서 싸운 고재윤(88)씨는 학교를 찾아 좌담회만 세 번 가졌다. 고씨는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는 내용을 되새기며 나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참전 용사 허부(90)씨는 "전쟁을 바라보는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생각 차이가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누운 상태로 학생들 인터뷰에 응한 노병도 있었다. 한민고 관계자는 "자서전 작성 중 병세가 악화해 완성본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19일 한민고에서 열린 발간회에선 참전 용사 7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감사장과 함께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증정했다. 서유경 학생은 "아들을 다시 군대에 보내기 싫은 어머니께서 손가락을 자르라며 칼과 도마를 꺼낸 얘기를 듣고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