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공간에서 확산하는 '부러진 펜 운동'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野圈)은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근로자 직접고용 움직임에 총공세에 나섰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공분(公憤)이 확산하는 만큼, 문재인 정권의 ‘공정 감수성’에 집중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통합당 김재섭 청년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조국 사태로 아빠찬스에 좌절한 젊은이들이 ‘인국공 사태’의 문빠찬스로 절망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 다녀간 2017년 5월12일이 채용 기준으로 설정됐다”며 “대통령 성은을 입은 당사자들이 취업준비생들이 밤낮으로 준비하는 시험과 무관하게 채용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불공정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로또채용이라고 분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고 했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주장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을 순찰대도 시위하면 전부 경찰직 채용되나’ ‘공부하지 마세요. 떼쓰면 됩니다’ ‘알바하다 정부 눈에만 들면 K평등’와 같은 자조가 넘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답한 청와대 일자리수석의 발언은 냉혹하기까지 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노력에 따른 보상이 이뤄지는 사회지 로또 사회가 아니다”라고 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취임 3일 만에 찾아가서 한 (비정규직 제로) 약속을 지키신다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며 “청년들의 가능성을 없애버린, 상당히 절망적인 계기가 됐다”고 했다. 통합당 청년문제 전문해결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는 오는 29일 국회에서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성토대회를 추진하는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청와대가 북한처럼 현장지도 시대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겠다”고 한 뒤로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청와대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본인이 친 사고를 직접 수습해야 한다. 인국공 로또 취업을 즉각 취소하고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의 기존 정규직 직원들이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가 1900여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을 한 것을 비판했다. 공사 소속 조합원 10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은 열고 “공사가 지난 21일(일요일) 오전 10시에 기습적으로 직고용을 발표했다”면서 “이런 기습적인 발표에 많은 직원들과 국민이 분노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가 공사의 직고용 결정이 ‘청년 일자리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인천공항에 있는 자회사의 임금이 대한민국 정규직 평균 임금보다 높아, 많은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기회가 줄어들까 동요하고 있다”며 “평등·공정·정의의 모든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A(29)씨는 이날 본지에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이야기했는데, 남은 것은 노력을 무시하는 ‘결과적 평등’ 뿐”이라며 “기회가 평등하길 바라는 청년들의 요구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정부·여당의 관점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