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화 제작자이자 억만장자인 스티브 빙(55)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자택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이 내려지자 우울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스티브 빙(오른쪽)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010년 함꼐 찍은 사진

빙은 18살 때 부동산 재벌인 조부로부터 약 6억 달러(약 7200억원)를 상속받았다. 그 뒤 다니던 스탠포드 대학을 그만두고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2000년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영화 ‘겟 카터’를 제작했고 2003년 코미디 영화 ‘캥거루 잭’의 시나리오를 썼다. 2004년엔 투자금 1억달러(약 1200억원)가 들어간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를 제작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빙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동안 주변 지인과 거의 접촉을 하지 못했으며 우울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빙은 자선사업가로도 유명했다. 그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이 서명한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사후나 생전에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에 참여했다.

200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간첩 혐의로 붙잡혀 있던 기자 2명을 데려오려 했을 때는 비행기에 돈을 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빙을 매우 사랑했다. 그는 마음이 넓었고 사람들과 그의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그와 그의 열정을 그리워할 것이며 그가 평화 속에 잠들기를 바란다”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빙은 헐리우드 여배우 엘리자베스 헐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한 명 뒀다. 빙의 사망 당시 남겨진 그의 재산은 5억9000만달러(약 7100억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