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 관심 기업으로 거론되던 중국 지리홀딩스가 최근 쌍용차 인수에 관심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리홀딩스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모기업이다. 반면 또 다른 관심 기업으로 언급되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는 관련 입장을 밝히기 거부해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지난 22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시나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리홀딩스는 “쌍용자동차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 12일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경영권 포기를 언급하며 “새 투자자를 찾아라”고 통보하자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새 투자기업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언론이 중국 지리홀딩스가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조만간 실사 작업에 나선다고 보도했고, 지리홀딩스가 이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것이다. 앞서 19일에도 양쉐량 지리홀딩스 부회장이 쌍용차 인수전 참가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또 다른 인수 관심 기업으로 거론되던 BYD 측은 시나파이낸스의 관련 문의에 입장을 밝히기 거부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지리홀딩스와 비야디 외에도 미국 포드와 베트남 빈패스트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투자기업 접촉은 매각 주간사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거론된 기업들과 쌍용차가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간사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할 기업 목록을 뽑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 투자자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0년이 지나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을 만큼 매각 주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상황 변동성이 큰 만큼 쌍용차가 내건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매각된 서울 구로동의 쌍용차 직영 서비스센터

투자자를 찾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쌍용차에겐 악재다. 코로나 사태 전부터 13분기 연속 적자를 본데다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389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900억원이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쌍용차는 지난 4월 부산물류센터를 팔았고, 이번 달 1일에는 서울 구로동에 있는 직영 서비스센터를 매각해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돈은 대출 상환보단 내년 출시 예정인 쌍용차 최초의 전기차와 중형 SUV 신차 ‘제이백’ 개발에 주로 쓰일 예정이라 추가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매물로 내놓은 천안·영동물류센터의 인수 희망자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