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을 두고, 인천공항공사 근무자들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 카톡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채팅방에 들어와 있던 사람이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뭐가 되느냐’고 묻자 다른 사람들이 ‘누가 (공부) 하래?’라고 되묻는 모습이다.

2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천공항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 채팅방.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천공항 근무자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가 "진짜 뭐하러 돈내서 학원다니고 사교육투자해서 노력하는 사람은 뭐냐고"라며 이번 보안요원 정규직화는 역(逆)차별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를 본 다른 이용자 2명은 각각 "누가 하래요?" "그건 니네 선택이고, 누가 하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 이용자는 재차 "토익 토플 준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뭐사(가)됨"이라고 답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 1902명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사 정직원은 1400여 명으로, 현재 공사 정규직보다도 많은 인원이 일시에 공사 정규직 직원이 되는 것이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썼다. 청원동의 수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8500명을 넘어섰다.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규직 전환 관련 비판이 나왔다. 공무원 취업 준비생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 '공취사'(공공기관·공무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이용자들은 "엄청난 노력으로 힘들게 채용된 사람들하고 똑 같은 대우를 해주는 건 문제인듯" "지금까지 왜 준비했나 싶어 한숨만 나온다"는 반응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고용안정성이 뛰어나 취업 선호도 1위에 오를 정도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비판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 직장인은 "노력이 무시받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이번엔 너무하다"고 썼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한 이용자는 "의경도 순경으로, 공익도 9급공무원으로 전환시키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말까지 약 1900명의 보안검색요원 외 비정규직 노동자 9785명도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공항소방대와 야생동물통제, 여객보안검색 등 생명·안전 분야 2143명은 공사가 직고용하고 공항시설과 시스템, 보안경비 등 7642명은 자회사가 고용하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