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월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 중 직전 3년간 3회 이상 수령자가 2만명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진 6만여명이 '3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타가고 이들이 받는 금액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지만 제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타내는 사람이 크게 느는 것이다. 3년간 다섯 차례나 실업급여를 받아 1530만원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몇 개월 일하고 직장을 그만둬도 월 200만원 가까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니 '눈먼 돈'의 통로가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정부는 소주성 정책으로 고용 참사가 벌어지자 실업급여를 방만하게 뿌렸다. 일해서 버는 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 수령액이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6개월간 단기 알바를 하면 실직 후 4개월간 최소 월 181만원을 탈 수 있다. 일부에선 실업급여로 여행 가면서 사는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한다. 실업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이 남아날 리가 없다. 정부가 기금 충전을 위해 3차 추경에서 3조4000억원을 긴급 편성하기도 했다. 이 예산 중 또 적지 않은 금액이 '눈먼 돈'으로 새나갈 것이다.

생색내는 데는 국민 돈을 물 쓰듯 하면서 꼭 해야 할 일은 게을리한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 3월부터 용역 업체 20여곳에 시설 소독과 청소, 폐기물 처리를 맡겨놓고는 최장 석 달 이상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단가 후려치기도 했다. 복지부는 격리자 수송버스 기사 비용도 넉 달째 안 주다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지급하겠다고 했다. 엄청난 규모의 '눈먼 세금'은 어디로 가는지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는 줄 돈도 안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