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십조원 손실을 내며 최대 위기에 처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희 회장이 결국 22조원어치 T모바일 지분 매각에 나선다.

17일 미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은 “소프트뱅크가 다음 주 초 T 모바일 지분의 3분의 2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월 T 모바일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스프린트와 합병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T모바일 지분 24%(3억주)를 보유하고 있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3조3100억엔(37조5000억원)에 달한다. 소프트뱅크가 가진 T모바일 지분 3분의 2는 2조엔(22조6500억원) 가량이다.

외신들은 “지분 매각은 T모바일 지분 43%를 보유한 대주주 도이치텔레콤과 협의 결과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T모바일이 스프린트와 합병할 당시 소프트뱅크그룹 보유 지분 매각을 1년 내에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제한 조항을 뒀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는 “도이치텔레콤이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을 살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양사 합의에 따라 매각 제한 조항을 풀 수 있고 합병 2년째부터는 일정 비율로 도이치텔레콤에 지분을 넘길 수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T 모바일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창립 이래 최대 영업적자를 내며 최대 위기에 몰린 탓이다.

1분기 적자는 1조4381억엔(약 16조원)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는 일본 기업 사상 최대 분기 적자 규모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도쿄전력 1분기 적자가 1조3800억엔이 이전 최대였다.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적자 전환은 거액 펀드를 통한 투자 사업 비전펀드에서 약 1조9000억엔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체 투자사 88곳 중 50곳이 기업 가치 떨어졌다. 전체 투자의 40% 차지하는 교통 분야에선 우버 등이 3월말 기준 43억달러 잠재 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 개선 요구까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