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시 최대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新發地) 도매시장에서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확진자가 다시 발생한 이후 나흘 만에 확진자수가 100명을 넘어서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중국 베이징시 최대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新發地) 도매시장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은 발생 나흘만에 79명을 넘어섰다.


15일(현지 시각)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양잔추(楊占秋) 우한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4일까지 나흘 만에 확진자가 79명이 나온 것은 베이징에서 검출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매우 전염성이 강한 것을 보여준다"며 "우한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한 "우한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첫 환자 발생을 보고한 이후 1월 17일 누적 환자 수가 62명이었다"며 "검체가 많고 검사 능력이 향상됐다할지라도 베이징에서 나흘만에 79명이 확진된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밝혔다. 다만 "자금 베이징은 기온이 높은 여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에 도움이 되는 계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측은 신파디 시장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 결과 이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왔다고 결론 내렸다. 양 교수는 "베이징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음식이나 유럽인들을 통해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산물이나 쇠고기, 양고기, 가금류가 해외에서 가공되는 동안 환자들에 의해 오염돼 중국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입 농수산물에 대한 관세 검역에 중국 당국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다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효과가 떨어지거나 없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집단 감염이 확산되자 지난 5월 30일부터 2주 동안 신파디 도매 시장을 방문한 이들과 상인 등 20만여 명의 사람들을 추적 검사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방역 '전시 상태'를 선언하고 시장 인근 11개 주택단지를 봉쇄하거나 문화·오락 등 실내활동 장소 개방을 일시 중단하는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베이징에서만 27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 40명이 발생했다. 특히 베이징 펑타이(豊臺)구의 신파디 도매 시장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이후 12일에는 6명, 13일과 14일에는 각각 3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15일 27명을 포함하면 11일 이후에만 누적 확진자가100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