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재능과 능숙함은 다르고, 후자는 무조건 꾸역꾸역의 나날이 필요하다. 버틴다고 뭐가 되지는 않지만, 그런 보장은 없지만, 재미없는 걸 참아내는 시간 없이는 재미가 오지 않는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꾸준히 단련하고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일정한 아웃풋을 만들 수 있으며 자기 자신과 타인의 실력과 능력치를 가늠해 협업에 용이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부제는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이다. 20~30대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꽉 찬 책이다. 회사에서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피드백은 얼마나 도움이 될까, 네트워킹 행사엔 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걸까, 프리랜서를 하면 어떨까 같이, 머릿속으로 둥둥 떠다닐 법한 질문들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답변들이 모여 있다. 조그마한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석 같은 조언은 특정 나이와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터의 여성'일 뿐만 아니라 '일터의 인간'으로서 느끼는 뭉클함이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도 그중 하나다. 내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행복한 소식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보다 더 찾기 어렵다. 타인의 불행과 고난을 듣고 싶어 하는 청중은 많지만, 타인의 행복에 "축하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갖춘 사람이 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쁨을 순수하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하나라도 있는지,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흔쾌히 축하를 보낼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인지 스스로를 따끔히 살펴보게 만든다.

저자인 이다혜 씨네21 편집팀장은 모든 일은 말과 글을 분명히 하는 것부터 시작되고, 쓰고 말해야 나와 비슷한 사람이 주변에 모인다고 설득한다. 누구 한 사람만 앞에 있어도 다른 사람이 그 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러니 우리 모두가 각자의 길을 만들면서 계속해야 한다고. 이 책을 읽고 만족감을 느낀 분이라면 제현주의 ‘일하는 마음’, 임경선/요조의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