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2시 21분쯤 북한 황해북도 지역에서 규모 2.5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접경지대와 가까운 강원도 평강 지역 인근에서 규모 3.8 지진이 있었다. 당시에는 다소 큰 규모 때문에 "북한 핵실험과 관련이 있는 인공 지진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반도에서는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규모 2.0 이상 지진이 10번 발생했다. 규모 2.0 미만 지진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지진 발생 횟수는 417번이나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례적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맞을까.

올해 지진 횟수는 평년 수준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한반도에서 지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197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던 경주 지진(규모 5.8)과 둘째로 컸던 포항 지진(규모 5.4)이 2016년과 2017년에 잇달아 발생했고, 규모 2.0 이상 지진만 따져도 2016년 252번, 2017년 223번에 달했다. 1999~2018년 평균(70회)의 3배가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88번으로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30번에 그쳤다. 이런 기상청의 설명에 대해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해남 지진은 분명히 이례적"이라면서 "일본과 달리 지진이 발생할 만한 에너지가 모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에너지가 분출되는 시기는 온다"고 말했다.

해남 다발성 지진… "대지진 전조 아니다"

올 들어 재난 문자를 보내는 기준인 규모 3.0 이상 지진은 2번에 그쳤다. 하지만, 전남 해남의 경우 이례적인 다발(多發)성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4월 중순 이후 지난달 말까지 2.0 이하 미세 지진까지 합쳐 총 75번이나 발생,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대지진이 곧 한국을 강타할 수 있을까'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상청이 지난 1일 지진 전문가 회의를 열어 "해남 지진을 대지진의 전조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 지역에서 인공지진 없어

최근 북한 지역에서도 지진이 잇따르면서 지하 핵실험과 관련된 인공지진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기상청은 "올 들어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자연 지진"이라고 설명한다. 지진 발생 직후에 판정하기 때문에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인공지진과 자연 지진은 파동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 즉시 구별된다"고 했다. 지진은 아래위로 흔들리는 P파(종파)와 좌우로 흔들리는 S파(횡파)로 구성된다. 자연 지진일 때는 P파와 S파가 고르게 퍼져 나가는 형태를 띠지만, 인공지진은 폭발에 의한 것이라 P파의 에너지가 훨씬 크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된 것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 당시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