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4일(현지 시각) 한국에 방위비 증액 압박을 이어갔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 정부의 인건비 선(先)지급 방안을 수용한 만큼, 한국이 방위비 협상에서 양보해 미국의 증액안을 받아들이라고 것이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일 미국이 한국 정부의 인건비 우선 지급 방안을 수용하며, 그간 SMA미(未)타결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4000여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던 사태가 해소된 것을 말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SMA는 필요할 경우 북한의 공격을 저지·방어하기 위해 우리 동맹이 유능하고 준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무급휴직 상태는 우리의 능력과 준비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내퍼 부차관보는 무급휴직 상태가 해소됐어도 "SMA를 매듭지을 필요성은 여전하다"면서 "우리는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한국 정부가 같은 유연성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은 당초 현 수준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를 요구했다가, 50% 인상안인 13억 달러로 낮췄는데 이를 두고 "유연성을 발휘했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은 13%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내퍼 부차관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한국을 포함한 G11이나 G12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G7의 형식을 바꾸거나 회원국을 확장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 사안을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