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눈에 띄게 달라진 소비 패턴의 변화는 언택트(Untact·비대면)다. 외출과 대면 접촉을 자제하는 '집콕 생활' 중에도 꼭 써야 할 돈은 비대면으로 지출하는 것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4월 국민이 온라인 쇼핑에서 쓴 돈은 총 12조2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5% 늘었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7조9621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카드사들이 발 빠르게 반응했다. 덕분에 집콕 생활을 겨냥한 '언택트' 특화 카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콘택트보다 언택트… 온라인쇼핑·디지털 구독 서비스 대세

최근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는 2020년 신규 출시 카드의 혜택을 분석해 12개 분야의 대표 카드를 선정했다. 이때 카드고릴라는 상품 혜택 종류를 아예 '콘택트'와 '언택트'로 분류했다. '콘택트'는 편의점·병원·카페·교통비·주유비·항공료 등 기존 카드들이 주로 혜택을 제공해왔던 분야이고, '언택트'는 식품 배송·디지털 정기 구독·온라인 쇼핑몰·공과금 납부·캐릭터·반려동물 등이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카드사들은 소비 트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소비자 니즈가 반영되도록 카드 상품을 설계한다"며 "코로나로 인해 생활환경이 급격히 변한 2020년엔 온라인 쇼핑·디지털 구독 서비스 등이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우리카드가 지난 1일 출시한 '카드의정석 언택트'다. 700만장 이상 발급된 주력상품 '카드의정석' 시리즈에 아예 '언택트'라고 이름 붙인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 급증하는 비대면·비접촉 결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이라는 게 우리카드 측 설명이다. 대표적인 혜택도 4대 간편결제 서비스 할인과 쿠팡 유료 멤버십 월회비 할인이다. 삼성페이·페이코·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4대 간편결제 서비스를 카드의정석 언택트와 연동해 사용하면 5만원 이상 결제할 때마다 1000원씩 할인해준다. 쿠팡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혜택의 경우 전월 40만원 이상 결제 시 월회비 2900원 모두를 되돌려준다. 로켓와우 회원이 되면 모든 쿠팡 상품을 무료로 배송받아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유튜브프리미엄·웨이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학습지, 렌털, 전자도서 서비스 월 이용료도 10% 할인해준다.

플라스틱 카드 없애라… 모바일 전용 카드

아예 플라스틱 카드를 없애고 모바일 전용카드를 내놓은 파격적인 선택도 잇따른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신청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모두의쇼핑'을 출시했다. 하나카드 홈페이지·앱 등 온라인에서 신청하면 모바일 카드로 발급받을 수 있다. 쿠팡·11번가·G마켓·옥션·위메프·인터파크·티켓몬스터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 이용 금액의 10%를 하나머니로 적립해준다. 적립 한도는 월 1만점인데, 이번 7월까지는 온라인 쇼핑몰 이용 금액 50%를 월 5만 하나머니까지 적립해준다.

신한카드도 지난달 신청부터 발급까지 100%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전용 카드 '예이(YaY)'를 출시했다.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카드 플레이트엔 인기 캐릭터 '미니언즈'가 움직이는 모습을 담았다. 한 달 내에 OTT와 배달음식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경우 이용금액 30%를 적립해준다. 롯데온·쓱닷컴·G마켓·11번가·쿠팡·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원 이상 구매할 땐 한 달 다섯 번까지 2500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배송비를 대신 내준다는 뜻이다.

KB국민카드의 모바일전용카드 'KB마이핏카드'는 전 가맹점에서 KB앱카드나 삼성·LG페이와 연동해 2만원 이상 결제하면 1.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