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상당수 우리 기업의 눈은 여전히 해외에 쏠려 있다. 무리한 주(週)52시간제 강행,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같은 반(反)기업 정책으로 국내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탈출이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연말까지 구미 TV 생산 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고, 아시아 지역에 공급하는 모든 TV 모델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생산 시설을 해외로 분산했다. LG전자는 "저가(低價) 중국 제품의 공세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빠른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인건비 등 생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견기업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도 최근 울산공장을 베트남 생산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 설립된 '100년 기업' 경방은 국내 경영에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 12월 용인 공장의 자재·장비를 모두 베트남 공장으로 옮겼다.

해외시장 개척 등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수요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해외 기업들을 끌어들일 유인이 줄어들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건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도 작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36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6.3%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는 105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전경련은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배경으로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조치 폐지, 최저임금 인상 등 투자 여건 악화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