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3시 22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31일 새벽 4시 22분)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위치한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비행사 두 명을 태운 우주선이 발사됐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갔다. 1969년 이곳에서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有人)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렸는데 이날은 민간 최초의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기록이 만들어졌다.

‘해냈다’ 두팔 번쩍 머스크 -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나사(NASA)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크루 드래건을 실은 발사체인 펠컨9의 발사 성공 소식을 듣고 두 팔을 번쩍 들고 있다.

냉전 시대 이후 지속된 정부 주도의 '우주 전쟁'이 민간으로 옮아가고 있다. 과거엔 군사적 목적이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민간 기업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장에서 발사 장면을 참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발사 직후 "우리는 세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으며 곧 화성에도 착륙해 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개발 주도자, 정부에서 민간으로

팰컨9 로켓은 1·2단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분리되며 크루 드래건을 우주 궤도에 올렸다.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인 팰컨9의 1단 발사체도 바다에서 회수했다. 우주선은 31일 오전 10시 30분(한국 시각 31일 오후 11시 30분) 지구 상공 400㎞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결합)했다. 스페이스X의 무인 화물선과 마찬가지로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하는 전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됐다. 우주비행사들은 최장 넉 달 동안 ISS에 머물며 연구 등을 수행한다.

이번 발사는 2000년대 들어 본격화한 민간 우주개발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2002년 창업)뿐 아니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블루 오리진'(2000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 갤럭틱'(2004년) 등도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민간 회사들이다.

민간 우주개발의 원동력은 효율성과 경제성이다. 민간 우주탐사기구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 분석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 개발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분담한 비용은 17억달러(약 2조원)다. 아폴로 우주선 개발 비용(309억달러)의 18분의 1 수준이다. 우주비행사 1인당 이용 요금도 6000만달러로,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의 9000만달러보다 싸다. 미국은 2011년 재정 부담을 이유로 자국의 유인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빌려 타고 있었다. 재사용하는 로켓으로 인해 위성 발사 비용은 2억달러에서 6000만달러로 줄었다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분석도 있다.

◇민간 지원으로 深우주 개발

전문가들은 "9년 만에 미국이 유인우주선에 복귀하면서 우주개발에서 다시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민간 유인우주선으로 NASA가 300억~4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NASA는 아낀 예산을 심우주(深宇宙·달 너머의 우주) 개발에 집중했다. 2024년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고 2028년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달 탐사에도 민간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NASA는 5월 초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다이네틱스 등 민간 업체 세 곳과 달 착륙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관광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내년 말까지 민간인 관광객 4명을 크루 드래건에 태워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비용은 아직 미정이지만 수십만달러(수억원)로 추정된다.

민간 우주개발시대 개막… 발사 19시간만에 우주정거장 도킹 - 30일(현지 시각) 미 플로리다주(州)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모습을 타이터스빌의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주 비행사 2명을 태운 크루 드래건은 민간 기업이 쏘아올린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다. 크루 드래건은 발사된 지 19시간 8분 만인 31일 오전 10시 30분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버진 갤럭틱은 우주선을 타고 고도 80㎞ 이상으로 올라갔다가 자유낙하하면서 우주 공간의 무중력을 체험하는 90분짜리 우주 관광 상품을 개발했다. 1인당 25만달러(약 3억900만원)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을 포함, 약 600명이 탑승 의사를 밝혔다. 블루 오리진은 관광 전용 우주선 '뉴 셰퍼드'를 개발하고 있다. 지구 상공 약 100㎞까지 올라가고, 한 번에 승객 6명을 태운다. 로이터는 "블루 오리진 측은 티켓 가격으로 20만~30만달러 정도를 예상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