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왼쪽)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2014년 타임지 표지에 실린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사무총장.

국회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은 29일 “홍콩의 민주화 투사 조슈아 웡(23) 데모시스토당 사무총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화상 통화 등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홍콩과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에 두 체제 공존) 원칙이 훼손되는 데 대해 대한민국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격으로 우려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28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찬성 2878표, 반대 1표, 기권 6표로 통과시켰다. 홍콩 내에 중국 정보 기관을 세워 반(反) 중국 세력을 적극 처벌하겠다는 홍콩 보안법이 시행되면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되고, 홍콩이 그간 누려온 자유·민주 가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국제 사회에선 홍콩 민주주의가 압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윤 위원장은 “그럼에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휘하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권’과 ‘민주’를 당 강령으로 삼는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홍콩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세계 보편 가치로서의 ‘자유’ ‘민주’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없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지난 24일 홍콩에서 시위 중인 시민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왼쪽)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곤봉을 든 공수부대원이 시민을 폭행하는 모습.

윤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조슈아 웡 사무총장은 홍콩의 학생 운동가이자 민주파 정당 ‘데모시스토’ 설립자다. 18세 때인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을 주도했다. 2015년 포춘 지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혔다. AFP ‘2014년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 10명’, 2017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조슈아 웡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침묵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홍콩도 한국처럼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렸으면 한다”며 “한국인들이 30년 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것처럼 우리는 민주적인 직선제로 선출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인들의 촛불 집회와 1987년 항쟁이 홍콩인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줬다”고 했다. 이번 달 인터뷰에선 “홍콩 상황은 수십년 전 광주(光州) 시민들이 겪은 탄압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