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올해 355억달러(약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181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4.4% 가파르게 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세계경제 규모가 연평균 3.6%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빠르다. 특히 지난해 말 등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 성장세가 더 빨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하지만 규제에 발이 묶인 국내 원격의료 시장은 전체 규모를 추정하지 못할 정도로 초라한 실정이다. 원격의료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를 떠나 해외에서 사업을 펴고 있다.

미국은 1997년부터 원격의료에 메디케어(공공의료보험)에서 보험을 적용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춰주기 시작했다. 이후 웨어러블 모니터링 장치 등 각종 원격의료 기기들이 개발되면서 2019년 시장 규모가 24억달러(2조9000억원)까지 성장했다. 특히 2014년부터 5년간 연평균 34.7%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약 39억달러로 미국을 넘어섰다. 2014년부터 원격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의료 인력 부족,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원격진료로 푼다는 게 중국 정부의 구상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진료는 물론 고령층이 모바일 앱으로 간호사를 집에 불러 간단한 치료를 받는 병간호 서비스도 활성화됐다. 코로나 사태로 11개로 늘어난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 중 가장 사용자가 많은 '핑안굿닥터'는 회원 수가 10배 가까이 늘어 총 11억1000만명이 이용했다.

일본은 2019년 현재 원격의료 시장이 2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2018년부터 원격진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데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일본의 원격진료 시장도 앞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