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전 정대협) 대표를 가리켜 "위안부 피해자를 모금 대상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실제로 윤 전 대표와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를 앞세워 수시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 본지 확인 결과, 윤 전 대표가 본인 명의 계좌 네 개를 이용해 모금한 것만 지난 8년 동안 최소 11차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표가 모금에 사용한 개인 명의 계좌는 모두 국민은행 계좌로, 448401-**-******(이하 ①번 계좌), 079-**-***-***(②번 계좌), 488402-**-******(③번 계좌), 069101-**-******(④번 계좌)이다.

시작은 2012년 3월이었다. 정대협은 콩고 내전 피해 여성들을 위해 '나비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①번 계좌를 걸고 모금을 진행했다. 당시 가수 이효리씨가 첫 주자로 500만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2014년 베트남 우물 파주기 사업 모금에도 이 계좌를 사용했다. 이 사업은 총모금액(1757만원)과 베트남에 전달된 금액(1200만원)에 차이가 있어 기부금 유용 논란을 빚는다.

윤 전 대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해외 행사에 동원할 때에도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걷었다. 2014년 6월 길원옥 할머니의 유럽행(行) 경비 모금엔 ②번 계좌를, 2014~2015년 길 할머니와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해외 방문 때는 ③번 계좌를 내걸고 돈을 모았다. 작년 1월 말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했을 때는 ④번 계좌로 조의금을 모았다. 정의연은 조의금과 별도로 1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후원자에게 '김복동 할머니 시민장례위원' 자격을 줬는데, 이 기부금도 ④번 계좌로 받았다.

윤 전 대표의 개인 계좌를 통한 모금은 몇몇 인터넷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협력했다. 윤 전 대표 남편이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시민운동가 이계환씨가 운영하는 '통일뉴스' 등이 관련 모금 행사를 소개하며 윤 전 대표 계좌를 함께 알리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2013년 '윤미향 시민기자'는 수원시민신문에 "이 엽서는 오사카조선고급학교 학생들이 직접 그린 작품… 8장 한 세트에 5000원"이라며 ②번 계좌 번호를 적은 기사를 직접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