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가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국내 리그 복귀 의사를 밝힌 강정호(33)에게 사회적 물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복귀 후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 징계를 내렸다.

이날 상벌위는 강정호가 최근 KBO에 임의탈퇴 해제를 신청해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열렸다. 하지만 그가 '임의탈퇴 선수' 신분에서 벗어나려면 미국 진출 직전 소속 팀인 키움 히어로즈에도 해제 요청을 해야 한다. 야구계에선 그가 보류권(독점 계약권)을 지닌 키움과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KBO에 개인 자격으로 복귀 신청한 것에 대해 징계 수위를 먼저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가 정식으로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해 오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만약 키움에서 강정호와 계약을 포기하고 웨이버 공시를 하면 강정호는 KBO 다른 팀과 계약이 가능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 운전 뺑소니 사고를 냈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그는 2017년 5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메이저리그 소속이라 KBO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주 삼진아웃' 전과가 있는 강정호가 1년 실격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25일 징계 내용이 공개되자 야구팬들은 "징계가 너무 약하다"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현 야구 규약에는 음주 운전을 3회 이상 저질렀을 시 최소 3년 실격 처리된다는 조항이 있지만, 이는 강정호가 사고를 낸 뒤인 2018년 9월 개정된 것이며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상벌위에 '법원 판결 내용과 규약, 선례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달라'고 소명했다"고 했다.

강정호는 징계 내용이 나온 직후 소속사를 통해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야구장 밖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작년 말 재미교포와 결혼한 강정호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있어 25일 상벌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