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프로야구 NC와 한화전이 열린 창원NC파크에 한국 만화 캐릭터 '아기 공룡 둘리'가 NC 22번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이름 '둘(2)' '이(2)'에서 딴 번호다. NC 응원단이 된 둘리는 NC의 공룡 마스코트 '단디' '쎄리'와 함께 응원했다. 이날 포수 뒤쪽 관중석엔 공룡 화석으로 유명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주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6팀 7개 마스코트 입간판이 서 있었다. 이 중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팀 샬럿 나이츠의 마스코트 호머도 '용'이었다.

◇NC, '공룡'으로 글로벌 마케팅

이날 한화에 10대5로 이긴 NC는 올 시즌 14승 3패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성적뿐만 아니라 국내외 마케팅에서도 다른 구단보다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국민 캐릭터' 둘리 영입은 올 시즌 최고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불린다. NC는 둘리 만화에 등장하는 '희동이'와 이름이 같은 권희동(30)과 둘리가 찍은 사진을 배포해 화제가 됐다.

지난 24일 NC와 한화 경기가 열린 창원NC파크 관중석에 세워진 ESPN캐스터 존 샴비(가운데)의 사진. ESPN 생중계 때 노출되도록 NC구단이 제작한 것으로, 샴비는 이날 중계 도중 이 사진을 보고 웃었다.

NC는 미국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야구팬 중심으로 인기 팀이 됐다. 이 지역엔 MLB팀이 없는 데다 주의 약자가 NC라는 점이 '소통'의 접점이 됐다. 많은 공룡 화석은 NC 팀명 '다이노스'와 맞아떨어진다. 24일 시즌 3승을 거둔 NC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30)도 이 지역 대학과 마이너리그팀에서 뛰었다.

NC는 올 시즌 무관중 경기를 맞아 관중석에 팬들 사진과 응원 메시지로 만든 입간판을 세우는 '소환' 응원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지난 22일부턴 미국 팬도 등장했다. 원래 20개만 설치하려다 신청자가 몰리자 60개로 늘렸다. ESPN 야구 캐스터 존 샴비와 MLB 미네소타 트윈스 임원도 참여했다. 이윤빈 NC 매니저는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의 일평균 노출 수가 개막 이전보다 약 열 배로 늘었다. 지난 14일 해외 팬 대상 유니폼 판매 온라인 매장을 열었는데 열흘 만에 100벌 넘게 팔렸다"고 말했다.

◇'예비 메이저리거' 나성범도 펄펄

NC의 해외 인기몰이에는 '예비 MLB 공룡' 나성범(31)도 한몫한다. MLB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8)의 고객인 나성범은 올 시즌을 마치면 MLB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ESPN이 130국에 중계하는 경기 때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해외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24일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는 등 ESPN이 중계한 NC전 7경기에서 타율 0.419 2홈런 9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시즌 17경기 전체 성적(타율 0.290 4홈런 13타점 14득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나성범은 "모든 경기가 똑같다. ESPN 중계를 특별히 신경 쓰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