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뚫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으로 글로벌 TV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구IHS)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2.4%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29.4%) 대비 3.1%포인트 성장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 달성한 분기 최고 점유율(32.3%)을 경신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 TV 출하량이 1년 전보다 10.2% 감소한 상황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특히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TV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42.6%, 유럽 시장은 41.1%다.

◇75인치 대형 TV 시장서 주도권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올 1분기 점유율(금액기준) 50.4%를 차지했다. 작년 3~4분기에 47%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지난해 1분기(50.6%)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500달러 이상 TV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는 48.8%를 차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시기는 3월말이라, 1분기 판매량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QLED TV는 올 1분기 판매가 1년 전보다 10.8%(금액 기준) 늘었다. 이는 LG전자의 OLED TV 판매가 전년 대비 14.6%, 소니의 OLED TV 판매가 18.5% 감소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한국 업체 선방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도 올 1분기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업체를 직격하면서 한국 TV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호재를 누린 것이다.

LG전자의 1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늘어난 18.7%를 기록했다. 반면 소니(전년 대비 1.2% 감소), TCL(1.1% 감소), 하이센스(0.4% 감소) 등은 판매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중국 내 공장이 2~3월간 장기 셧다운 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TV 출하량이 1년 전보다 14% 줄었다”며 “한국 업체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했다.

문제는 2분기다. 3월말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TV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판매가 급락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한 영향이 반영될 2분기에 한국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