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국 책임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에서 "올 미국 대선은 중국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란 발언까지 나왔다. 무역·외교 분야 미·중 갈등이 최소한 올 연말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피터 나바로〈사진〉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7일(현지 시각) A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수십만 명을 비행기에 태워 세계에 바이러스를 뿌렸다"며 "11월 대선은 여러 면에서 중국에 대한 국민투표(referendum)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3년 반 동안 현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제를 이룩했지만 중국이 30일 만에 이를 끌어내렸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폭리를 취하고 세계를 인질로 잡아두기 위해 (코로나) 백신을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대중(對中) 강경책을 이끌어온 핵심 참모다. 나바로의 기획 아래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들어 "중국이 미국을 욕보였다(raped)"는 구호로 재미를 봤다. 이 때문에 나바로의 이날 발언은 올 대선에서도 미국의 코로나 방역 실패와 경제 침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 카드를 계속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나바로는 또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중국에 40년간 아첨해온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수백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중국으로 떠나가게 한 '무능 그 자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직 트럼프만이 중국에 맞서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 캠프는 악화한 미국 내 대중 여론을 이용, 대선을 '반중(反中) 대 친중(親中)'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바이든이 중국을 시장경제로 이끌어낸 미국의 오랜 중국 친화정책에 동조해온 것,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그의 아들이 소속된 회사가 중국의 투자를 받은 것 등을 엮어 '베이징 바이든' 같은 슬로건으로 공격한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할 경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홍콩 영토 지위에 대한 미국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홍콩 내 인권 문제 등을 근거로 중국의 내정 문제까지 공격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