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이 병원 진료비로 쓴 돈이 1인당 월평균 4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 진료비는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섰다. 고령화가 진전되는 와중에 건강보험 혜택·지출을 늘리는 정부의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건강보험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9 건강보험 주요통계'에서 "지난해 건강보험 총 진료비 86조4775억원 가운데 65세 이상 진료비는 35조8247억원으로 41.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체 진료비가 1년 만에 11.4%(8조8192억원) 늘었는데, 노인 진료비 지출은 더 빠르게 13.2% 늘어나면서 고령층 진료비 비율이 2018년(40.8%)보다 더 높아졌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도 2018년 37만8657원에서 작년 40만9536원으로 높아지면서 처음으로 월 40만원 선을 넘겼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고령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했지만,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과잉 진료를 부추긴 결과 건강보험의 진료비 부담을 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진료비의 약 80%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부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0월 정부가 뇌·뇌혈관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에 건보를 적용한 이후 검사량이 정부 예측보다 1.4배 늘어나면서 건보 적용 범위를 축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