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고교 3학년은 오는 20일부터 매일 등교하게 된다. 고교 1~2학년은 학년별 또는 학급별로 격주 등교하고,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최소 주 1회 이상 등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은 오는 27일부터 원격 수업과 등원 수업을 병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학생 등교 수업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구체적인 등교 수업의 형태는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과 예시는 등교 수업의 최소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고3 매일 등교, 고1~2 격주 권장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3은 정부의 큰 방침이 있고 대학 입시로 인한 학부모 우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는 20일부터 고교 3학년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대학 입시와 사회 진출을 앞둔 학년이어서 밀도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7일부터 등교하는 고2와 다음 달 3일부터 등교하는 고1에 대해서는 학년별이나 학급별 격주 등교를 권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고교는 1학년이 등교하는 주에는 2학년은 집에서 원격 수업을 받는 식으로 격주로 등교하게 될 전망이다.

◇초·중학교 주 1회 이상 등교해야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최소 주 1회 이상은 등교해야 한다. 유치원도 오는 27일부터 원격 수업과 등원 수업을 병행할 수 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예시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1~3학년은 등교 수업을 운영하고 4~6학년은 짝·홀수반으로 나눠 격일제로 등교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한 학년을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등교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1~3반은 오전에 등교하고 오후에 원격 수업을 듣고, 4~6반은 오전에 원격 수업을 듣고 오후에 등교하는 식이다. 급식 시간도 1~2학년은 4교시 후, 3~4학년은 5교시 후, 5~6학년은 3교시 후 등으로 학년별로 구분해 운영한다.

중학교의 경우 1~4교시는 등교하고 5~7교시는 원격 수업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예로 제시했다. 또 3학년은 첫째·셋째 주, 2학년은 둘째 주, 1학년은 넷째 주에 등교하는 식으로 3~4주 단위로 순환 등교가 가능하다. 일주일 중 학년·학급별로 등교 요일을 정할 수도 있다.

◇학부모 "무늬만 등교… 보육 부담 여전"

이날 서울시교육청의 등교 수업 방안에 대해 일부 학부모는 "과연 등교라고 볼 수 있느냐"고 했다. 초·중학교의 경우 등교 최소 기준이 주 1회(한 달 수업일수의 20%)에 불과해 1주일에 한두 번만 등교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 초등생 학부모 박모(39)씨는 "매일 등교하지 않고 1주일에 한 번 학교에 간다면 엄마 입장에서는 온라인 수업 때와 마찬가지로 부담이 크다"며 "특히 오전과 오후를 나눠서 원격수업, 등교수업이 병행된다면 아이를 맡아주고 있는 시부모님과도 일정을 복잡하게 맞춰야 해 혼란만 가중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30명 이상 과밀 학급에 대해서 각 학교가 상황에 따라 대처하도록 한 것도 책임 떠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실이나 음악실 등 교실보다 넓은 특별실에서 수업하는 식으로 과밀 학급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지만 학교마다 특별실 보유 현황이 달라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 중 과밀 학급은 2968학급이고, 전교생이 1000명 이상인 과대 학교는 177교다.

◇일부 교육청 고3 등교 하루 앞두고 발표

교육부가 구체적인 등교 수업 방식을 교육청과 각 학교의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제주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고3 등교를 하루 앞둔 19일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일선 교사들은 등교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침에 따라 수업과 방역 대책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전·부산교육청은 18일 등교 수업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충북, 충남, 세종 등 대부분의 교육청은 지난 4일 교육부의 등교 개학 당시 각 교육청이 안내한 지침을 준용한다는 입장이다. 각 시·도교육청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학교별 상황에 따라 등교 수업 방식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정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등 진보 성향 교육 단체들이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학교는 밀집도가 어느 집단보다 높을 수밖에 없으며 방역 지침 역시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학교에서 '집단면역 실험'을 시행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이들은 "고3을 시작으로 개학을 강행하는 것은 입시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면서 "교육 당국은 입시 일정 조정, 등교 수업 일정 조정, 모의고사 연기 등을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했다.